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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사회...치매도 이젠 커밍아웃 하나요?<기고> 정윤만 서일대학교 요양보호사교육원 부원장(보건학 박사)
서일대학교 요양보호사 교육생들 수업과정 모습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데..어떻게 해요..건망증 때문에 만났고 건망증 때문에 당신을 떠났어요. 할 말이 너무 많은데.. 내 마음 다 보여주고 싶은데... 기억이 남아있는 이 짧은 시간동안 어떻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 나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편지의 일부분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주인공 수진과 안타까운 사랑에 빠진 철수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감동을 주는 영화로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교훈이 크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실을 공개해서 국민들의 온정을 많이 받았던 도널드 레이건 前 미국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은 치매환자 가족의 고통에 대해서는 이렇게 표현한다. “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천천히 분해되어 무너져 가는 것을 지켜보는 괴로움이다”.

치매에 걸린 환자도 문제지만 그 가족들에게는 큰 고통이 뒤따른다. 가족간 화목이 순식간에 깨지고 불화로 이어지며 가족주의가 전통인 우리사회에서 부모든 가족중 누가 치매에 걸려도 쉽게 요양원에 보냈다가는 후레자식 취급을 당한다. 자칫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오랫동안 간병해오던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갑자기 아들, 딸에게 “ 며느리가 나를 굶긴다”고 하소연 이라도 하면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한순간에 며느리는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 이처럼 치매환자 보호자들의 심한 스트레스는 갈등을 넘어서고 있다.

단순히 건망증인줄 알았는데 알츠하이머병 이래요.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대요. 이처럼 건망증이 심해져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치매 환자인데 대부분 퇴행성 질환으로 노인들에게 발생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것이 알콜성 치매의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청장년층도 걸린다. 치매는 뇌세포가 감소하거나 판단하는데 필요한 뇌의 연결이 깨어지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는 중추신경계로 치료가 매우 힘들어서 치료제가 없는게 현실이다.

고령사회를 넘어 오는 2025년이면 인구 비례 20% 이상이 65세이상 노인들인 초고령사회가 된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보면 젊은층 보다 노인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낀다. 노인세대는 할 일이 없다보니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야 해서 낮술을 마시는 등 음주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술을 어느 정도 마시느냐에 따라서 알콜성 치매 등 치매에 걸릴 확률에 영향을 준다. 흔히들 술에 취해서 성격이 변한 사람과 중증 치매환자들의 상태가 비슷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알콜 중독과 치매의 연관성은 매우 크다. 그런데도 우리 주위에서 노인들의 음주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

우리 주위에서 암에 걸린 사람과 치매에 걸린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암과 치매 모두 국가가 관리하는 질병이다. 그런데 치매와 암 환자는 동시에 걸릴 수가 없으니 암에 걸리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35%-50% 낮아지고 치매 환자는 암 발병율이 낮아진다. 문제는 암 환자는 치료율이 높은 반면 치매 환자는 치료율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닌데 그 이유가 조기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건소에서 치매선별검사를 받으라 하면 “나는 치매가 아니다”라며 거부하거나 검사할 때에 간단한 문제에 대답하는 것을 두고 “ 뭘 이런걸 받으라고 하느냐”며 역정을 낸다. 우리사회가 아직도 치매에 대해서는 거부 반응이 많고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어려워서 초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65세이상 노인 인구중 치매환자가 10%가 넘는다는 통계로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조기 발견을 하지 못한 경우를 더 할 경우 그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 영화에서 27살 여주인공이 치매에 걸려 집을 잘못찾고 금방 한 질문도 뭔지 모르고 결혼한 남편에게 누구세요 라며 알아보지 못하는 등 증세가 날로 심해지자 남편은 매일매일 눈물로 지새우는 긴 고통을 참아내고 그러다 어느날 편지를 남기고 훌쩍 떠나버린 아내를 찾아 헤메다 결국 요양원에서 만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관객들 모두 눈물을 왈칵 쏟는다.

치매환자는 집에서 관리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요양원에 보내기도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래서 노인이 평소에 비해 매우 달라졌다는 것을 느껴질 수만 있다면....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날짜 시간 장소 등 구분을 못해 집을 찾지 못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물건을 찾지못해 엉뚱한 곳에 두고 다른 사람이 훔쳤다고 생각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증, 우울감, 망상등이 나타나면 치매로 의심해서 조기 치료할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문제는 술을 과하게 마실 경우 이와 유사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가 있어서 관대해지기 때문에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정윤만 보건학 박사

커밍아웃은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남들에게 밝히기 힘든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동성애자의 경우 커밍아웃을 했더니 사회가 온정적으로 받아주어 이젠 떳떳하게 행동한다고 한다. 우리사회가 전통적인 孝문화와 가족주의로 아직도 가족들의 치매에 대해서는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쉬쉬하면서 가족들이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제는 우리 이웃들도 치매에 대해서 온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치매도 이젠 커밍아웃을 해야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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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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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호 2021-06-24 12:35:58

    가족중에 누구라도 치매에 걸리면 집안이 쑥대바뙤요. 친구들한테도 차마 말은 못하고 속만태우는데 이렇게 속시원한 글을 보니 위안되네요.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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