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전자 4층 시커멓게 그을리고 훼손된 창가 벽면이 화재 당사의 급박하고 참혹했던 상황을 말해주 듯 하다.

인천시 논현동 남동공단 세일전자에서 지난 21일 오후 3시 40분경 큰 화재가 발생,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날 소방당국은 대원 60여명과 함께 펌프 차와 구급차 등 차량 45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으나 화재 초기 인화물질과 휴대전화 포장용 박스가 가득 쌓여 있어 유독가스가 대거 발생해 인명피해가 컸다. 소방대원들이 화재 4분 만에 신속히 출동 진화에 나섰으나 연기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퍼졌다.

사망자 9명 중 불길을 미처 대피하지 못해 5명은 전산실에서, 2명은 식당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2명은 뛰어내리다가 변을 당했다. 화재 당시 4층 여성 근로자 5명은 소방대가 도착하기 공장 내부 연기를 피하고자 에어메트 없이 창문을 통해 뛰어 내리다 모두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지만 세일전자 협력업체 근로자인 50대(여) 여직원 등 2명은 끝내 숨졌다.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 알 수 있다.

4층 식당에서 숨진 채 발견된 3남매를 둔 63세 여직원은 2년 넘게 세일전자 식당 주방장으로 일했다. 화재 당일도 직원 200여명의 식사를 준비 하다 변을 당했다. 협력업체 직원 24세 여직원은 입사 4개월 만에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 했다.

지난 26일 홍철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실이 입수한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당시 119 녹취록 자료에 따르면 한 여직원은 "살려주세요, 세일전자 본사 4층에 100여 명이 있다. 연기 때문에 다 질식해요"라고 급박한 상황을 전하다 말하면서 전화가 끊겼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 감식 결과 전기적 요인에 의해 4층 인쇄회기판(PCB) 검사실에서 천장에서 최초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당시 제대로 작동을 안했다.

희생자 9명의 합동 분향소는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에 차려졌다. 세일전자 근로자들 모두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어 희생자들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족들은 정확한 화재원인과 책임소재 등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기 전에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측과 보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자부품제조 업체인 세일전자는 올 영업 손실이 80억이 넘는다. 올 1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밝고 있다. 세일전자1공장은 2014년 2월 6일과 2015년 12월 3일 2차례나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THE 복지타임즈 = 장상옥 기자  webmaster@bokjib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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