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기고
[칼럼] '꿈바라기 가족'
  • THE 복지타임즈 =고근혜 시민기자
  • 승인 2018.08.11 12:25
  • 댓글 0
부천시 괴안동 역곡 현대아파트 2차 앞 마당에 긴 폭염을 이겨내고 우뚝 솟은 해바라기.

폭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흘 전 입추가 지나자 신기하게도 아침 공기에서 가을이 조금씩 느껴진다. 여느 날과 같이 오늘(8월 10일)도 출근하러 집을 나섰다. 아파트 앞 작은 화단에는 봉숭아, 맨드라미, 분꽃이 뜨거운 태양을 받아서 어지럽게 피어있다. 이번 여름엔 깻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아마도 어느 주민이 심어 놓았나보다. 나는 관리사무실을 지나 출근길을 재촉하다가 문득 발길을 멈추었다. 관리사무실 앞에 서 있는 해바라기 한 송이가 보였다. 아파트 2층 베란다를 엿볼 정도로 높이 자란 해바라기는 목을 쭉 뺀 채 홀로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해바라기를 찍으면서 경비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어제도 얘가 있었나요?”
 “있었지. 음식찌꺼기가 나오면 흙에 묻어두었더니, 얘가 먹고 쑥 자랐어.”
 “키다리예요.”
 “그려, 쓰러질까봐 나무로 줄기를 묶어두었지.”
 
  오늘 아침 해바라기를 보니 유난히 아들과 딸이 보고 싶어진다. ‘해바라기’가 해를 바라보듯이, 우리 가족은 미래의 꿈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 신문사 기자생활을 했던 남편은 퇴직 후 복지관련 인터넷 신문을 만들었고, 혼자 취재기자, 편집장, 국장 노릇을 하며 5년 후 성공한 신문을 바라보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들은 미국에서 의대입학을 위해 고전분투하고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2차 원서를 넣고 면접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방인으로 살아가기가 녹록치 않은 미국에서 전문직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딸도 취준생으로 경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짧은 머리도 질끈 묶고 편한 옷차림을 한 채 쉐어하우스와 도서관을 왔다 갔다 하며 공부만 하고 있다.

  태양의 화가 반 고흐는 노란색 꽃병에 열두 송이가 담긴 <해바라기>를 그렸다. 강렬한 노랑색과 힘찬 붓터치는 태양처럼 뜨겁고 격정적으로 살았던 반 고흐의 삶을 보여 준다. 각자의 자리에서 홀로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가족은 반 고흐처럼 모두 해바라기를 그리고 있다.
작품 이름은 <꿈바리기>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THE 복지타임즈 =고근혜 시민기자  webmaster@bokjibang.com

<저작권자 © THE 복지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HOT 포토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복지Eye-포토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