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가 5월 26일  경북 예천군 흑응산(해발 200m) 산신당에서 열린 ‘산신 대제’ 에 초헌관으로 참석한 모습.

내년 6월 지방선거 군수 출마 예정자가 전국 무당 30명이 동원된 산신제 굿판에 참석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북 예천군민들에 따르면 부군수 출신의 K씨가 5월 26일 예천군 읍내를 둘러싸고 있는 흑응산(해발 217m)산신당에서 열린 굿판에 참석, 초헌관(初獻官)으로 제를 올렸다. 초헌관은 조선 시대에 종묘 제향 때에 첫 번째 잔을 올리는 일을 맡아보던 제관을 말한다. 

산신제는 K씨 친구인  A예천무속인협회 회장이 주관해 일각에서는 K씨의 내년 예천군수 당선을 기원하는 굿판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군수 출마 예정자가 굿판에 참석했다는 소식에 “군민안전을 책임질 자질과 소양이 없는 사람”이라며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날 산신제에 참석한 우모씨는 “창피하고 민망해서 더 길게 얘기하기도 싫다”며 “외신들마저 우리나라를 샤머니즘 국가로 비웃는 판”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군수 출마 예정자가 굿판에 동원되고, 초헌관으로 부끄러운 일이 2021년 예천군에서 버젓이 벌어졌다”며 “군민에게 민망한 짓 그만하고 조용히 물러나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K씨측은 “매년 음력 4월보름 정기적으로 예천군 지원 산신제를 거행했다. 산신제(무속인 굿판) 행사는 예천군의 번영 발전을 기원하는 취지였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예천군청측은 “군 차원의 산신제 제례지원은 가짜뉴스다. 과거도 현재도 그런 적이 없다”며 “산신제 거행 취지가 예천군 번영 발전이라면 당연히 초헌관은 현 예천군수가 맡아야 한다”고 맞받았다. 

예천군민 황 모씨도 “K씨가 예천군민 안녕과 무사태평을 기원 하는 '산신대제'라고는 하지만 초헌관으로 나설 필요는 없다” 며 “재난을 예측하고 대비할 공직적 자세를 견지해야 함에도 무속 의존적이란 사실에 군민의 한사람으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 했다.

그는 “K씨 덕분에 ‘진정한 샤머니즘 국가’가 완성됐다는 소리가 나온다”며 “재난 발생에 대비해 12개읍면 곳곳에서 굿판를 개최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 된다”며 힐난했다. 

최보열 국립 한국해양대학 명예교수는 "지도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자기 목적 성취하기 위해 돈을 들여 굿으로 기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군수선거를 앞두고 그런 의혹을 산 자체가 처신을 잘 하지 못한 것으로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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