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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트롯 열풍과 대한민국
  • 이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 승인 2020.06.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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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은 트롯 열풍이 세차게 부는 정도를 넘어 신드름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성인가요인 트롯은 본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나마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젓가락 장단에 맞춰 막걸리 한 잔씩을 나눠 마시고 구슬픈 곡조인 일명 뽕짝을 부르면서 트롯의 명맥을 유지해 왔는데 이제 트롯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듣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트롯은 노년층은 물론 젊은 층들의 참여와 관심이 고조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송가인, 정동원 등 트롯 가수가 사는 곳이 그 지역의 관광명소로 바뀌고 있을 정도로 트롯을 애창하고 사랑하는 정도를 넘어 트로트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트롯은 일반 서민들의 정서에 잘 맞아떨어지는 4박자의 흥겨운 곡조로 따라부르기 쉽고 가사 내용이 애절하고 흘러간 세월을 그리워하는 내용이기에 열광(熱狂)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트롯 가요 중에 보릿고개라는 노래가 있다. 이 곡은 20년 전에 가수 진성씨가 굶주리고 배고팠던 시절을 연상, 직접 작사하여 부른 노래이다. 보릿고개(麥嶺)는 농사를 짓은 농민이 소작료, 빚 등을 지급하고 남은 식량으로 버티기 어려워 풀뿌리와 나무껍질[草根木皮]등으로 끼니를 때움으로써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한 시기를 말한다. 즉 보리란 기아를 상징하는 곡물이었고 ‘보릿고개’란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으로 농촌의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울 때를 비유하는 말이다. 본인도 어린 시절 기억을 돌이켜보면 시골에서 소를 몰고 산으로 올라가 배가고프면 소나무껍질을 벗기면 나오는 수액을 마시는 초근목피(草根木皮)를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트롯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1950년대 중후반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대한민국의 주류세대로 등장한 것과 관련성이 깊다고 본다. 베이비붐 세대는 비록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6.25가 종식된 지 몇 년 되지 않아 부모님들로부터 전쟁의 참혹함과 이산가족의 애환을 귀가 따갑게 들었고 허기지고 굶주림의 고통도 직·간접으로 체험함으로써 보릿고개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가장 잘 맞는 노래는 두말할 것 없이 일명 뽕짝이라고 불리는 트로트라 하겠다. 젊은 래퍼들이 부르는 랩은 따라 부르기도 어려워 감흥이 쉽게 오지않는 것도 트롯에 열광하는 또 하나의 이유라 하겠다.

 

심지어는 일부 가수들을 중심으로 트롯 세계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영화 ‘기생충’이 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비결이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트로트 가락이 한국인 정서를 대변하듯이 전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하여 공감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SBS ‘트롯신이 떳다’ 프로에서 남진, 태진아, 김연자, 주현미와 같은 최정상급 트롯 가수들이 베트남에서 버스킹으로 관객과 호흡하며 공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K-트로트 세계화 가능성을 인식하였다. 베트남 사람들이 가사는 몰라도 어깨를 들썩이면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트롯 세계화는 환상이 아니라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시켰다. 우리의 장단이 베트남에 서도 먹혀드는 순간이었다. 물론 트롯 세계화 추진은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멀지만 첫발을 내디뎠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인터넷 시대에 따라 트롯은 전 세계를 향해 무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트롯의 열풍을 통해 우리가 주지해야 하는 것은 트로트 가락이 일반 서민들의 힘들고 어려움

을 달래줄 뿐만 아니라 6.25 전쟁 참혹함에서 벗어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데 촉매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신나고 흥겨운 트롯가요를 들으면서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로 도약하였고 반도체, 조선, IT 강국이 되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이준희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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