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에 가면 해돋이 뿐만 아니라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정동진∼심곡항(헌화로)을 잇는 2.86㎞의 바다 부채길이다. 지난 1월 1일 정동진 화려한 일출을 구경한 뒤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쭉 뻗어 있는 바다 부채길 트래킹의 체험은 해돋이 만큼 힐링을 주었다.
 바다 부채길에 들어서면 해안가에 솟은 독특하고 기이한 형태의 바위가 푸른 바다의 새하얀 파도 거품을 장식으로 한 채 절경을 만들어낸다. 기암괴석이 켜켜이 쌓여 있어 살아 있는 지구의 신비를 느끼는 듯하다. 해맑은 바닷물과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걸으면 마치 제주 해변에 온 듯 착각이 든다.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이렇게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바다가 있는가 싶을 정도다.

2016년 9월에 개방된 바다 부채길은 단구 지형으로 국내의 해안단구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보존 상태가 뛰어나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이 됐다. 해발 160m까지 약 10m 높이마다 단구 면이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단구 지형을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명소로 자리 잡았다.

 힐링의 기운을 느끼는 바다 부채길은 두 곳의 포인트가 있다. 독특한 모양의 부채바위와 투구바위와 마주하게 된다. 이 두바위는 전설이 간직하고 있다. 부채바위는 흡사 부채 모양 같아 부쳐진 이름이다. 큰 바위 덩어리가 수십만년의 지구의 비밀을 간직 한 채 해안가 방향으로 우뚝 솟아 있어 이채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투구바위는 바다를 보라보며 투구를 쓰고 있는 듯한 바위의 형상에 비장함이 느껴진다. 투구바위에는 고려 명장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육발호랑이(발가락 여섯 개인 호랑이) 설화가 있다. 당시 강릉으로 넘어가는 길이 밤재길 밖에 없어 많은 사람들이 스님으로 변신한 육발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강감찬 장군이 떠나라는 편지는 내리자 육발 호랑이가 백두산으로 도망을 쳤다고 한다.  동해를 바라는 보는 비장한 바위의 모습이 당시 용맹스런 강감찬 장군의 형상으로 비춰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바다 부채길을 걷다 보면 등산하는 기분도 느껴진다. 멱감은 해녀들도 볼 수 있다. 1시간 10분이 걸린다. 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은 간간이 마주치는 해안경비초소와 철조망은 냉전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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